google-site-verification=yQ0Db4EVW_uBKtX0ZyycBV2vkJVzhOJk8OGnXo0XHU0 드론수업에서 조종기를 내려놓고 종이부터 꺼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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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축구

드론수업에서 조종기를 내려놓고 종이부터 꺼낸 이유

by mng 2026. 8. 23.

학교에서 드론수업을 하면 아이들은 아무래도 비행시간을 가장 기다립니다.
설명을 하고 있으면 조종기를 한번 쳐다보고, 드론을 한번 쳐다보는 모습도 자주 보여요 ㅎㅎ
저도 가능하면 직접 조종하는 시간을 충분히 만들어주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날은 실습 중간에 아이들에게 갑자기 조종기를 내려놓게 했습니다.
안전 문제가 생긴 것도 아니고 기체가 고장 난 것도 아니었어요.
같은 구간에서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는 학생들이 몇 명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계속 날려보는 대신 작은 종이와 펜을 하나씩 나눠줬습니다.


■ "방금 어떻게 날렸는지 한번 적어볼까?"

아이들 표정이 순간 묘했습니다.
드론수업에 왔는데 갑자기 뭔가를 적으라고 하니 그럴 만도 했죠 ㅎㅎ
길게 쓰는 건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방금 했던 조종 순서만 간단하게 표시해보게 했습니다.
이륙하고, 앞으로 이동하고, 링 앞에서 방향을 맞추고, 통과한 뒤 멈추는 식이었어요.
그런데 막상 적으려고 하니 몇몇 학생이 중간에서 멈췄습니다.
"선생님, 저 여기서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안 나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제가 찾고 있던 부분이 조금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 손은 움직였는데 머릿속에는 순서가 없었습니다

실습을 반복하다 보면 익숙한 학생들은 거의 반사적으로 조종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실패했을 때 어디에서 달라졌는지 스스로 설명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이었어요.
한 학생은 링을 통과하기 직전에 계속 기체가 옆으로 벗어났습니다.
종이에 순서를 적어보니 링 가까이에서 속도를 줄이는 과정이 빠져 있었습니다.
제가 "이게 정답이야"라고 말하지 않고 실제로 다시 한번 확인해보게 했어요.
두 번째 비행에서는 링 앞에서 잠깐 멈춘 뒤 방향을 맞췄습니다.
아이가 착륙하자마자 종이에 무언가 하나를 추가하더라고요.


📌 기록은 정답을 쓰는 활동이 아니었습니다

학교 체험수업에서 기록이라고 하면 아이들이 공부처럼 받아들일까 걱정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문장을 길게 쓰게 하지 않았어요.
화살표를 그려도 되고 동그라미나 짧은 단어만 적어도 괜찮다고 했습니다.
중요한 건 예쁘게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방금 무엇을 했는지 한번 떠올려보는 것이었습니다.
직접 행동한 것을 다시 생각해보니 아이들도 성공과 실패 사이의 작은 차이를 찾기 시작했어요.
드론을 날리는 시간과 생각하는 시간을 적당히 섞어주는 것이 이날에는 꽤 효과적이었습니다.


■ 친구의 기록과 비교하니 또 다른 차이가 보였습니다

이번에는 같은 코스를 통과한 두 학생에게 기록한 순서를 서로 비교해보게 했습니다.
한 아이는 방향을 먼저 맞춘 다음 전진했고 다른 아이는 움직이면서 방향을 바꾸고 있었습니다.
둘 다 성공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어느 하나가 무조건 틀렸다고 하지는 않았어요.
대신 어떤 방법이 자기에게 더 안정적이었는지 이야기해보게 했습니다.
아이들이 종이에 손가락을 올려놓고 "나는 여기에서 멈췄어", "나는 바로 돌았는데?" 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말로만 물었을 때보다 눈앞에 자기 과정이 있으니 설명도 훨씬 구체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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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실습을 기록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드론을 한번 날릴 때마다 종이를 작성하게 하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하면 오히려 체험의 흐름이 끊기고 아이들도 금방 지칠 수 있어요.
저는 같은 실수가 반복되거나 새로운 코스에 들어가기 전처럼 한번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을 때 짧게 활용하는 편입니다.
처음 접하는 학생에게는 두세 단계 정도만 표시하게 하고 익숙한 학생에게는 자신이 어려웠던 지점을 추가로 적어보게 할 수도 있습니다.
학생의 연령과 수업시간에 따라 기록량을 조절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결국 기록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다음 실습을 조금 다르게 해보기 위한 도구니까요.


★ "선생님, 이번에는 먼저 적고 해봐도 돼요?"

수업 후반에는 제가 예상하지 못했던 반응이 나왔습니다.
새로운 코스를 보여주자 한 학생이 바로 조종기를 잡지 않았어요.
아까 사용했던 종이를 가져오더니 이번에는 먼저 순서를 그려봐도 되냐고 물었습니다.
출발해서 어디에서 멈추고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 화살표로 표시하더라고요.
그리고 자기가 그린 순서대로 실제 비행을 해봤습니다.
중간에 한 번 위치가 틀어졌지만 착륙한 뒤에는 실패했다고 속상해하지 않았어요.
대신 종이를 보면서 "여기를 조금 바꿔야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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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패의 의미가 조금 달라졌습니다

처음에는 링을 통과하지 못하면 아이들 반응이 아주 단순했습니다.
"아, 실패!"
그리고 바로 다시 조종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기록을 한번 해본 뒤에는 실패한 다음 행동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어디에서 예상과 달라졌는지 종이를 먼저 보는 학생이 생겼어요.
한 친구는 자신이 생각한 위치보다 드론이 더 멀리 움직였다고 표시했습니다.
완벽하게 성공하지 못했어도 다음 시도에서 무엇을 바꿀지 하나씩 생기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변화가 이날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수업이 끝난 뒤 책상 위에 남아 있는 아이들의 종이를 한참 봤습니다.
글씨가 삐뚤빼뚤한 것도 있었고 화살표만 잔뜩 그려진 종이도 있었습니다.
누가 보면 별것 아닌 낙서처럼 보일 수도 있어요.
그런데 그 안에는 아이가 직접 날려보고 실패하고 다시 생각한 과정이 들어 있었습니다.
저도 예전에는 드론 체험수업이라면 아이들이 조종기를 얼마나 오래 잡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물론 직접 조종하는 경험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계속 움직이기만 하면 자기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돌아볼 시간이 부족할 수도 있더라고요.
잠깐 멈춰 방금 했던 일을 떠올리는 몇 분이 다음 비행을 꽤 다르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날은 제가 실수를 하나씩 고쳐주지 않아도 아이들이 자기 기록에서 바꿀 부분을 찾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음... 솔직히 종이 한 장이 이렇게까지 수업 분위기를 바꿀 거라고 저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첨단 장비를 활용하는 수업이라고 해서 항상 새로운 장비와 복잡한 프로그램이 필요한 건 아닌 것 같아요.
드론 한 대와 조종기, 그리고 자기 생각을 잠깐 적어볼 작은 종이 한 장으로도 충분히 새로운 활동이 만들어졌습니다.
다음 수업에서도 아이들이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고 바로 정답부터 알려주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먼저 잠깐 조종기를 내려놓게 하고 방금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한번 떠올려보게 하려고 해요.
드론을 더 잘 날리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 반드시 하늘에 떠 있는 시간만은 아니니까요.
때로는 멈춰서 생각했던 몇 분이 다음 비행을 가장 멀리 보내주는 시간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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